아저씨돈까스는 대전 은행동에 위치한 맛집이다. 1992년부터 영업하신만큼, 대전인들에게는 추억이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8,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경양식 돈까스를 먹을 수 있는데, 중요한 건 맛뿐 아니라 가게 곳곳에서 예전의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었다. 20여 년 만에 방문한 아저씨돈까스, 내돈내산 리뷰!
어, 아직도 있네!
간만에 방문한 동네는 낯설기 그지 없다.
아는 가게들이 대체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간판들로 나의 위치도 알 수 있었는데, 이제는 지도를 켜야 내가 어디있는지 알 수 있다.
자영업이 쉽지 않고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만큼 어쩔 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간만에 추억 맛집 좀 탐방해볼까 했던 내 마음은 다소 아쉽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대전 은행동 아저씨돈까스는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가게이다.
20여 년 전, 일진 언니들에게 삥 뜯길 리스크를 안고서도 '시내'에 나와서 돈까스로 기분 내던 중딩의 마음으로 방문해보았다.
착한가격 아저씨돈까스
최근에 리모델링한 듯 세련된 외관의 아저씨돈까스.
예전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 이름만으로 이미 타임머신 탑승 가능이다.
밖에 붙어 있는 '착한가격업소'
예전에 한 3, 4천원 정도 했던거 같은데 지금은 얼마 하려나?
내 멋대로 감동포인트 1. 칸막이로 된 좌석들.
시선과 소음을 차단해주는 프라이빗 공간
모처럼의 (추억) 외식 방해받고 싶지 않은 이 마음을 알아주시는군요.
일요일 저녁 시간이라 사람이 꽤 많았지만, 2층에도 좌석이 많아 바로 앉을 수 있었다.
내 멋대로 감동포인트 2. 테이블 메모지
테이블에 앉자마자 눈에 들어온 저 메모지!
많은 가게에서 키오스크가 있을법한 자리에 메모지가 있다.
키오스크는 편하기도 하지만, 너무 기계적 관계가 되는 것 같아 별로다.
그런데 이 메모지를 보며, 그래 예전엔 이렇게 주문했지하며 끄덕끄덕 하게 되었다.
내 멋대로 감동포인트 3. 가격!!!!
가격 정말 저렴하다. 일반 돈까스가 7,500원, 왠만한 메뉴는 8,000원대면 먹을 수 있다.
요즘 돈까스 만 원 훌쩍 넘는게 다반사인데, 가격이 감동적이다.
옛날이면 치즈돈까스나, 고구마돈까스를 먹었을텐데 어른이 되고는 오리지널만 찾게 된다.
말로 주문해도 되지만, 괜히 메모지에 써서 주문!
두 명이 주문한 메뉴
왕돈까스 8,500원
돈김(돈까스+김치볶음밥) 8,500원
바로 가져다주신 스프와 깍두기, 단무지
경양식집은 크림스프가 나와야 제 맛이지!
어릴 때는 이 크림스프가 주는 낭낭한 외식 느낌이 그렇게 좋았다.
따끈하고, 부드럽고, 약간 아쉬운 정도의 양, 딱 이 느낌!
내 멋대로 감동포인트 4. 인원 수에 맞춰 서빙해주는 커트뤄리
나도 모르게 테이블 옆에 수저 서랍이 있나 찾았다.
없어서 기다렸더니 인원수에 맞춰서 숟가락, 포크, 나이프를 가져다 주시는게 아닌가...!
이런 디테일한 센스... 저는 너무너무 좋아한다구욧❤️
8,500원짜리 돈까스에 담긴 고급진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주문한 돈김(돈까스+김치볶음밥)
적당한 크기의 돈까스와 김치볶음밥, 마카로니 샐러드, 키위드레싱의 양배추 샐러드, 콘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소스를 쫙 뿌려주는 이 경양식 돈까스가 좋다.
일행이 주문한 왕돈까스
일반 돈까스의 절반 정도 크기의 돈까스가 추가된다.
밥은 일반 백미
나는 다 썰어 놓고 먹는 편
품위있게 먹을 때 마다 썰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던데, 그럼 옆 사람과 못 나눠 먹잖아
내 것도 편하게 먹으라고 썰어놓는거지 후훗
내 멋대로 감동포인트 5.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좋은 그 맛
딱 적당한 두께의 돈까스다.
너무 얇으면 튀김옷 맛만 나고, 너무 두꺼우면 돼지고기 스테이크 느낌인데
아저씨돈까스는 고기의 결이 살아있고, 잡내 없이 맛있다.
크 간만에 맛있는 돈까스 먹는다!
김치볶음밥도 한 입.
마치 디델리에서 먹는듯한 이 느낌의 김치볶음밥
돈김으로 시키길 잘했다!
아저씨돈까스의 킥은 바로 깍두기!
익지 않아 생생하고 달큰한 무의 식감이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예전엔 느끼함이 뭔지도 몰랐는데, 나이가 드니 어쩔 수가 없다.
돈까스를 클리어하고 자리에 있는 빌지를 갖고 계산하러 간다.
사장님께 몇 년부터 장사하셨냐고 물으니 1992년부터 하셨단다.
지금은 아드님이 물려받을 준비를 하신다며 웃으시는데 뭔가 자부심이 느껴졌다.
내 맘대로 감동포인트 6. 사장님 웃음!!!!!
무려 34년을 한 자리에 있어준 아저씨돈까스
단순히 밥만 먹고 쓱 빠져나오는 곳이 아닌,
가게 곳곳을 둘러보고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가게이다.
간만에 방문한 추억 맛집은 지금도 충분히 자주 갈 만한 현재진행형의 맛집이기도 했다.
잘 먹었습니다. 또 올게요😊
아저씨돈까스 정보
- 주소: 대전 중구 중앙로 164번길 22-7(은행동)
- 메뉴: 돈까스, 함박스테이크, 생선까스, 김치볶음밥, 스파게티 등
- 영업정보: 매일 11:00~20:30(브레이크타임 16:00~17:00)
- 좌석: 1, 2층 20 좌석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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